'인천의 강남'으로 불리는 송도는 1994년 갯벌 매립 공사가 시작된 후 2005년 첫 아파트 입주가 이뤄졌어요. 이후 20년 동안 송도는 수도권에서 주목받는 지역으로 성장했죠. 한때 청약 경쟁률이 수백 대 1을 기록하며 '송도 불패'라는 말까지 나왔지만, 2022년 정점을 찍은 후 현재까지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어요.
2022년 4월, 송도의 평균 아파트 매매가는 10억 3205만 원까지 상승했지만, 불과 1년 만에 8억 840만 원으로 내려앉았어요. 최근에는 8억 원대 초반에서 가격이 유지되고 있죠. 대표적인 단지인 더샵송도마리나베이 전용 84㎡는 2022년 2월 12억 4500만 원에 거래됐지만, 현재는 5억 7000만 원까지 내려가며 반 토막 났어요. 부동산 가격이 경기 흐름에 따라 변동되지만, 송도는 다른 지역보다 상승과 하락 폭이 큰 특징을 보이고 있어요.
입주물량 증가에도 상승했던 송도 집값
일반적으로 부동산 시장에서는 공급이 늘어나면 가격이 하락하는 경향이 있어요. 하지만 송도는 예외적인 모습을 보여왔죠. 2005년부터 2년간 6653가구가 공급됐지만, 송도 아파트 가격은 오히려 두 배 이상 상승했어요. 2005년 3월 평균 2억 9994만 원이었던 아파트 매매가는 2007년 3월 6억 5528만 원으로 폭등했어요.
2019~2021년에도 비슷한 흐름을 보였어요. 3년 동안 1만 7513가구가 입주했지만, 송도 집값은 계속 올랐죠. 당시 송도더샵퍼스트파크 전용 84㎡는 14억 7000만 원까지 거래되며 서울 평균 아파트 가격을 뛰어넘었어요. 입주물량 증가에도 불구하고 송도는 상승세를 이어갔던 거예요.
금리 인상에도 상승했던 송도 집값
보통 금리가 오르면 부동산 시장은 위축되는데, 송도는 그렇지 않았어요. 2005년 3.25%였던 기준금리는 2007년 4.75%까지 올랐지만, 같은 기간 송도 집값은 계속 상승했어요. 반면, 2015~2019년 저금리 기조가 이어졌을 때는 가격이 오히려 정체되거나 하락했죠. 금리보다는 다른 요인이 송도 집값에 더 큰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이는 대목이에요.
서울 부동산 규제가 송도 집값의 핵심 변수
송도 집값이 오를 때마다 공통적으로 나타난 현상이 있어요. 바로 서울 부동산 규제가 강화될 때 송도 부동산이 강세를 보였다는 점이죠.
2005~2007년, 노무현 정부는 강남권을 겨냥한 부동산 규제를 시행했어요. 6억 원 초과 아파트에 대한 종합부동산세 부과, 2주택자 양도세 중과, 고가 아파트 대출 규제 등 강력한 정책이 나왔죠. 이때 서울 집값이 주춤하면서 풍선효과로 송도 집값이 폭등했어요.
2019~2021년에도 마찬가지였어요. 문재인 정부가 15억 원 초과 아파트 대출을 금지하고, 9억 원 초과 아파트의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을 20%로 줄이자, 서울 부동산 시장이 위축됐어요. 그 사이 송도 집값은 급등했고, 서울과의 가격 격차를 줄였죠.
하지만 반대로 서울 규제가 완화되면 송도 집값은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어요. 2014년 박근혜 정부가 주택담보대출 규제를 완화하자 서울 집값이 다시 오르면서 송도 집값 상승세가 둔화됐어요.
실수요보다 투자 수요가 많은 송도
송도는 서울 외곽의 대체지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에 정책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해요. 부동산 규제가 강화되면 서울에서 밀려난 투자 수요가 송도로 몰리고, 규제가 완화되면 다시 서울로 빠져나가는 패턴이 반복되고 있어요.
또한 송도는 실거주 수요층이 두텁지 않아요. 서울과 달리 직주근접성이 낮아 실수요보다 투자 수요의 비중이 크죠. 그래서 서울이나 경기 남부보다 부동산 정책 변화에 따라 가격 변동성이 크게 나타나요.
송도 집값의 향후 전망
윤석열 정부가 부동산 규제를 완화하면서 서울 부동산 시장은 반등하고 있지만, 송도는 여전히 하락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요. 최근 강남·송파구 일부 지역의 토지거래허가구역이 해제되면서 서울 부동산 시장과의 격차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이네요.
전문가들은 송도의 집값이 반등하려면 GTX-B 개통과 같은 교통 호재가 현실화되거나, 서울 외곽 지역 아파트 가격이 상승해야 한다고 분석하고 있어요. 결국, 송도 부동산 시장의 향방은 서울 부동산 시장의 움직임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고 볼 수 있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