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지난달 토지거래허가제를 해제한 후 부동산 시장이 들썩이고 있습니다. 특히 강남3구(강남·서초·송파)에서 시작된 상승세가 마포·용산·성동구 등지로 확산하면서 시장 과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데요. 서울시는 "토지거래허가제 완화 이후에도 가격 상승은 없다"는 입장이지만, 시장에서는 상승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단기적인 상승 효과는 있을 수 있지만 장기적인 흐름을 결정짓는 요인은 금리, 경기, 공급 등 다양한 변수라고 분석합니다.
2월 아파트 거래량 증가, 시장 반응은?
서울시는 지난 2월 12일 강남·송파구 국제교류복합지구(GBC) 인근 4개 동의 아파트 305곳 중 291곳을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해제했습니다. 이에 따라 부동산 시장에서는 기대감이 커졌고, 거래량도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어요.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2월 서울 아파트 매매량(계약일 기준)은 3232건으로 1월(3312건)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습니다. 특히 강남구는 194건으로 1월(192건)을 넘어섰고, 송파구와 서초구도 각각 208건, 114건을 기록하며 거래가 활발해졌습니다.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의 함영진 랩장은 "거래량이 증가한다는 것은 매수자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는 의미"라며 "이제는 매도자가 우위를 점하는 시장으로 변하고 있다"고 설명했죠.
가격 상승은 미미하지만, 심리는 변화 중
거래량이 증가하면서 가격도 상승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실제로는 급등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나지는 않았어요.
예를 들어,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로 수혜를 받은 송파구 잠실동의 '엘리트' 아파트(엘스·리센츠·트리지움) 중 트리지움은 2월 13일 전용면적 84㎡ 기준으로 3건 거래되었는데, 가격은 25억1000만~26억4000만원 선이었습니다. 이는 직전 거래가(24억3000만원)보다 약 1억원 상승한 수준이지만, 급등이라 보긴 어려운 수준이죠.
반면, 잠실 리센츠의 경우에는 해제 이후 거래된 3건(3월 6일 기준)이 26억6000만~27억5000만원으로 전 거래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습니다. 잠실 엘스도 직거래를 제외하면 해제 전과 유사한 가격대에서 거래되었어요.
하지만 호가는 크게 올랐습니다. 부동산 정보 플랫폼 '호갱노노'에 따르면, 잠실엘스의 최근 실거래 평균가는 26억5708만원이지만, 현재 매물의 평균 호가는 29억4253만원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약 3억원 가까이 상승한 수치입니다. 시장의 분위기가 변하고 있으며, 매도자들은 가격 상승을 기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부분입니다.
토지거래허가제 해제, 지속적인 상승 요인이 될까?
전문가들은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가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단기간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어요. 신한투자증권 양지영 수석은 "규제 완화는 단기적으로 시장을 흔들 수 있지만, 근본적인 시장 흐름을 바꾸지는 못한다"며 "실거주 의무가 사라지고 갭투자가 가능해지면서 호가가 올랐지만, 실제 거래로 이어질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어요.
오히려 금리 인하, 공급 부족 등의 요인이 시장에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의견이 많습니다. 양 수석은 "기준금리와 대출금리 인하 가능성이 커지면서 움츠렸던 수요가 움직이기 시작했다"고 설명했어요.
강남3구 상승세는 지속될까?
현재 강남3구의 상승세는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많아요. 함영진 랩장은 "미국 빅테크 기업과 암호화폐 시장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정책에 따라 급등락하면서, 강남3구와 한강변 아파트가 안정적인 자산으로 재평가받고 있다"며 "올해 내내 강남권 아파트에 대한 관심은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하지만 서울 전역으로 이러한 상승세가 확산될지는 미지수입니다. 윤수민 농협은행 부동산 전문위원은 "대출을 많이 이용해야 하는 실거주자들은 경제 상황의 영향을 크게 받을 수밖에 없다"며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이나 금관구(금천·관악·구로구) 등의 지역은 반등이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결론: 부동산 시장, 신중한 접근 필요
이번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는 단기적으로 거래량 증가와 일부 가격 상승을 불러왔지만, 장기적인 시장 변화로 이어질지는 확신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금리 인하, 경기 침체, 공급 부족 등 다양한 변수가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클 가능성이 높은데요. 따라서 현재 시장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기보다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합니다. 특히, 매수자들은 감정적인 판단보다는 경제적 흐름을 고려해 전략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중요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