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월이면 바람나고 싶다 – 흔들림마저 봄이 되는 시간
“4월이면 바람나고 싶다
거리엔 꽃을 든 여인들 분주하고
살아 있는 것들 모두 살아 있으니
말 좀 걸어 달라고 종알대고…”
– 정해종, 「4월이면 바람나고 싶다」
4월.
봄은 모든 것을 다시 살아 숨 쉬게 합니다.
무채색이던 길 위엔 어느새 꽃들이 피어나고,
햇살은 우리의 어깨를 슬며시 다독입니다.
모든 것이 새롭고, 살아 있고, 아름답기만 한 이 계절에—
정해종 시인은 말합니다.
“바람나고 싶다”고요.
그 한마디가 참 묘하게 마음을 건드립니다.
괜히 나도 어디론가 떠나고 싶어지는 거예요.
어쩌면 봄이란, 그렇게 우리 마음을 슬며시 흔들고,
잠들어 있던 감정들을 하나둘씩 깨우는 계절이 아닐까요?
🍃 흔들리는 마음, 그대로 괜찮은 4월
“마음속으론 황사바람만 몰려오는데
4월이면 바람나고 싶다”
꽃이 피고 햇살이 내려앉아도,
마음은 종종 반대 방향의 바람을 탑니다.
남들은 웃고 있는데,
나는 왠지 모르게 멍하고 허전할 때가 있죠.
그럴 땐 괜찮다고 말해주고 싶어요.
"너만 그런 거 아니야."
봄은 때로는 너무 예뻐서 아프기도 하니까요.
정해종 시인의 이 시는 그런 마음을 꼭 끌어안아 줍니다.
“그래, 너도 바람나고 싶구나. 나도 그래.”
🌬️ 바람이 되어, 어딘가를 물들이고 싶다
“바람이 되어도 거센 바람이 되어서
모래와 먼지들을 데리고 멀리 가서
내가 알지 못하는 어느 나라
어느 하늘 한쪽을
자욱히 물들이고 싶다
일렁이고 싶다”
떠난다는 건 단순한 도망이 아니죠.
내가 있는 이 자리에서 잠시 비워내는 용기이자,
또 다른 어딘가를 향한 그리움일지도 몰라요.
시인은 바람이 되어 떠나고 싶다고 합니다.
단순히 흩날리는 미풍이 아니라,
세상을 일렁이게 하는 거센 바람이 되고 싶다고.
그 바람이 머무는 곳마다
자욱하게 무언가를 남기고 싶다고요.
그 말이 참 예쁘게 들렸습니다.
나도 누군가의 기억 한 조각,
풍경 한 켠을
은은하게 물들일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거든요.
✍️ 당신도, 바람나고 싶은 4월인가요?
4월이면 우리는 괜히 설레고,
괜히 외롭고,
괜히 어디론가 떠나고 싶어집니다.
그 마음을 억누르지 말고
잠시 바라봐 주세요.
바람이 되고 싶다는 마음,
그건 멀리 가고 싶다는 소망이자,
더 깊이 사랑하고 싶다는 고백일지도 모르니까요.
혹시 지금, 당신의 마음에도 바람 한 줄기 지나가고 있나요?
그렇다면 오늘 하루쯤은
그 바람 따라 눈을 감아 보세요.
그리고 조용히 속삭여 보세요.
“나도 누군가의 하늘을,
조용히 물들이고 싶은 사람이에요.”